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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도시 속 작은 여유

바쁜 도시 속 작은 여유

오늘도 아침이 밝았다.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확인하고, 알람을 끄자마자 곧바로 컴퓨터를 켠다. 아직 출근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컴퓨터 화면 속에서 펼쳐진 세상은 이미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메일함에 쌓여 있는 메시지와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 목록을 잠깐 훑어보다 보니, 어느새 준비할 시간이 다 되어버렸다. 컴퓨터 화면을 끄고 아침을 서둘러 챙긴다.

출근길 지하철은 여느 때처럼 붐볐다. 그나마 다행히 앉을 자리를 찾아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시작할지 생각해 본다. 책을 펼쳐 읽기에는 정신이 없고, 대신 핸드폰을 꺼내 들고 뉴스를 읽거나 인터넷을 통해 하루를 시작한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내가 볼 수 있는 건 모두가 각자의 작은 화면 속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누군가는 드라마를 보고 있고, 누군가는 게임에 몰두해 있다. 또 누군가는 업무 관련 이메일을 확인하며 이미 일을 시작한 듯하다. 지하철은 우리의 몸을 이 도시의 여러 곳으로 운반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각자의 일에 빠져 출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하철을 내려 회사까지 걷는 짧은 시간은 나에게 있어 소중한 여유 시간이다. 비록 발걸음은 빠르게 걷고 있지만, 머리 속은 잠시 업무에서 벗어난다. 걷는 동안 주변의 가로수와 하늘을 바라보며 이 짧은 순간의 자유를 느낀다. 도시의 소음 속에서 잠깐의 정적을 찾는 이 순간이 참 좋다. 그리고 이 짧은 순간이 지나면, 다시 빌딩 숲 속으로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컴퓨터를 켠다. 컴퓨터 속에서 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 정리해보지만, 사실 하루는 예상치 못한 일들로 채워진다. 회의가 갑자기 잡히거나, 처리해야 할 긴급한 업무가 생길 수도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때가 많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잠깐 컴퓨터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가 공기를 마시며 몸을 움직인다. 점심을 먹고 나면 다시 책상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는다. 오늘 처리해야 할 일들이 여전히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오후가 지나고 퇴근 시간이 다가온다. 컴퓨터 화면을 끄기 전, 오늘 했던 일들을 정리하고 내일의 할 일을 간단하게 적어 놓는다.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며 머리는 이미 지쳐 있지만, 그래도 퇴근길을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퇴근길에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출근길보다는 한결 여유가 있다. 창 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며, 하루를 돌아본다. 오늘 하루도 역시 바쁘게 흘러갔지만, 그 속에서 작은 만족감을 느낀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은 아침에 회사로 가던 길과는 또 다르게 느껴진다. 피곤하지만, 그래도 하루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함께 걷는 길은 조금 더 여유롭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천천히 걷다 보면, 내일도 이렇게 바쁘게 흘러가겠지만 그 속에서의 작은 행복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집에 도착해 다시 컴퓨터를 켠다. 이번에는 업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만의 시간을 위해서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집에 와서 다시 컴퓨터를 켜는 건 요즘 시대에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진다. 컴퓨터 화면 속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하다.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출근, 지하철, 컴퓨터, 걷기.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소소한 여유와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한다. 오늘도 바쁜 하루였지만, 그 속에서 걷는 짧은 순간의 자유와 퇴근 후의 작은 여유가 나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만든다.